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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일기

이제 미국발 긴축이 시작되나?

이번 FOMC에서 파월 의장은 치솟는 미국채 금리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대응책도 내놓지 않으면서 시장은 크게 실망했습니다. 채권 금리는 10년물 기준 1.75%까지 오르기도 했었죠.

게다가 Fed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시행했던 SLR(보완적 레버리지 비율, 미국채를 현금으로 인정하여 은행의 자기자본비율에 포함시켜주는 제도)을 연장하지 않고, 오히려 3월말부로 종료시켜버렸습니다. 종료되면 은행들은 자기자본비율을 확보하기 위해 5천억 달러 규모의 국채를 매도해야 합니다. 이렇게 시장에 악영향을 끼치는 방안을 내놓은 이유가 무엇일까요?

Fed는 인플레이션이 두렵기 때문입니다. 티는 안내고 있지만 금리가 오르는 것보다 인플레이션이 두려울 겁니다. 버블이 생기면 기준금리 인상이 빨라져야 하거든요. 근데 지금 실업률을 보면 아직은 올릴 수가 없습니다. 결국, Fed의 스탠스는 금리를 오르는 것을 막기위해 유동성을 풀기보다는, 금리가 오르도록 내버려두겠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파월 의장이 2% 이상의 인플레이션이 단기적으로 나올 수 있다는 언급은 이미 했었죠.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발발 동동 구르고 있을 겁니다. 인플레이션을 방치할 수는 없기에 양적완화 규모도 늘리지 못하는 것이고, 금리가 오르고 있음에도 추가적인 정책을 고려하지 않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서 Fed가 굳이 개입하지 않고도, 그들이 가지고 있는 마지막 카드를 사용하지 않고도,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인플레이션이 잡히길 희망하는 것입니다. 기준금리는 약속대로 23년 이후에나 올릴 수 있고, 지금은 기준금리를 절대 올리지 못합니다. 올리는 순간 모든 자산의 화폐가치는 폭락하거든요. 결국 그들이 할 수 있는 방안은 status quo(현상유지)뿐입니다. 그리고 립서비스로 사람들에게 희망을 실어줄 뿐입니다.

다른 대안을 제시할 수 없으니 기존에 시행하던 정책을 종료시키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SLR 종료를 통해 은행이 채권을 매도하여 시중 유동성을 조금이나마 흡수하게끔 하는 것입니다. 이로 인해 상승하는 시중금리에 대해 Fed는 전혀 걱정하지 않고 있고, 유동성을 지금부터라도 조금씩 줄여나가겠다는 스탠스를 보여준 것이죠.

게다가 미국정부에서 3조 달러의 초대형 부양책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 비용은 증세와 국채 발행으로 메꾼다고 합니다.

이제 금리는 누가 잡아줄 수 있을까요? Fed도 미국채 금리상승에 대한 손을 놓았습니다. 시장이 정말 무너지기 직전까지는 금리상승을 계속 방치할 확률이 높습니다. 결국, 이제는 미국채를 버려야 할 시점이 오고 있습니다. 자산배분의 양대산맥 중 하나인 채권을 보유하지 못하면 올웨더 배당성장 듀얼모멘텀 전략이 제대로 작동할 수가 없지만, 어쩔 수 없는 듯 합니다. 채권을 보유하지 않으면 주식과 반대로 움직이는 자산이 없지만, 이미 작년 11월부터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 주식이 하락하는 흐름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올웨더 전략은 더이상 작동하기가 힘든 상태입니다.

이제 유동성 증가의 시대는 끝이 났습니다. 이제는 실적장세로 가는 정상적인 인플레이션이 올지, 남아있는 유동성이 원자재 가격을 끌어올리는 비용상승 인플레이션이 올지 여부를 지켜봐야 합니다.

미국이 아닌 신흥국에서 살고 있는 우리의 입장에서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서 설명하겠습니다. 원화와 위안화의 추세 및 향후 발생하게 될 디플레이션, 스태그플레이션, 하이퍼인플레이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