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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전략

자산배분의 필요성

오늘은 투자시황이 아니라, 자산 배분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보려 합니다.

 

저는 대학생시절인 2008년부터 투자를 시작하여 2017년에 부동산에 진입하면서 잠깐 주식시장을 떠났다가, 작년부터 올듀배 전략으로 투자를 하면서 과거와 달리 계좌 자산이 안정적으로 꾸준히 늘고 있는 것을 보며 참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좀 더 편하고 쉽게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고민을 많이 합니다. 다양한 투자서적, 유튜브, 블로그 및 카페 등을 통해 계속 지혜와 지식을 쌓아가고 있으나 이걸 정리해서 블로그에 기록하는 것이 참 고된 것 같습니다. 그래도 최대한 이해하기 쉽고 간결하게 정보를 제공해야 된다는 생각에 작성은 하고 있으나 너무 어려운 내용은 배제하다보니 구체적이지 못하다는 문제점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올바른 투자에 대한 쉽고 간단한 글을 적어야 할 필요성을 느낀 것은 요즘 주식시장에서 마음 아픈 일들이 많이 생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참 마음이 아픈 것은 많은 유튜버들의 주식 투자 추천을 받고 신규투자자가 대량으로 발생하였으나 진입하자마자 큰 손실을 보는 경우였습니다. 그 분들이 조금씩 경험을 쌓으면서 적절한 투자전략과 원칙을 확립하기도 전에, 큰 돈을 투자했다가 손실을 보게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2월 중순 무작정 올웨더에 투자했다가 여전히 계좌가 마이너스라는 분도 있었습니다. 게다가 이번 코로나 사태로 인해 미국증시에 투자한 분들이 더 많은 손실을 보고 충격을 받은 분들이 많습니다.
좋은 주식을 사서 장기투자하면 된다는 간단한 마인드로 접근하였다가 기본적인 자산배분과 위기관리에 대한 지식이 없어 크게 당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주식투자를 하기 전에 선행되어야 할 것이 자산배분입니다. 하지만 2008년의 저도 그랬고 처음에는 세상에 주식과 부동산뿐인 줄 알고 접근하며, 자산배분은 그저 주식에 채권을 섞는 거구나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금융교육은 세계 하위권이기 때문에, 고등학생 때 경제과목을 공부했던 저조차도 멘큐의 경제학에 대해서는 빠삭하게 이야기할 수 있어도, 투자하면서 왜 자산배분을 해야하는지, 각 자산별 상관계수에 따라 비중을 어떻게 나눠야 하는지조차 몰랐고 알려주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도 모르고 단지 좋은 주식(가치투자가 아닌 오르고 있는 주식이 좋은 주식이라고 생각했던 어리석은 시절)을 사서 기다리면 된다는 마인드로 투자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자산배분의 중요성을 처음 깨달았던 것은 2012년에 출간된 홍춘욱님의 "돈 좀 굴려봅시다"를 읽으면서였습니다. 거기서 상관계수와 미국채와 달러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고, 한국증시가 왜 변동성이 큰지 알게 되었죠. 그 이후 다양한 투자서적을 읽었으나 가장 큰 감명을 준 또 다른 책은 신진오님의 "전략적 가치투자"였습니다. 한국 증시에 적용할 수 있는 수많은 전략을 제시하고, 과거 몇십년 동안의 자료를 통해 백테스트하여 입증하기 해준 명작이었습니다. 여기서 포트폴리오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고 여기서 나온 가치가중 포트폴리오를 토대로 배당가중 포트폴리오로 3년 정도 투자를 했던 것 같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systrader79(현직 의사)님의 "주식투자 ETF로 시작하라"라는 책을 읽으며 변동성을 어떻게 관리하고 조절해야 하는지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여기서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자산배분을 왜 해야 할까요?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정답은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서입니다. 변동성이 리스크 아니냐고 물으시는 경우가 있는데, 변동성은 리스크가 아닙니다. 변동성이 아래로 향할 때 리스크가 됩니다. 코로나 사태처럼 변동성이 커지게 되면 위아래로 극심하게 움직입니다. 그리고 그 방향이 정해지게 되면 위로는 폭등을 아래로는 폭락을 이루게 됩니다. 주식은 변동성이 매우 큽니다. 이러한 변동성을 줄이고 투자할 수 있다면, 주식은 장기적으로 성장하는 자산이기 때문에 우리는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변동성을 줄이는 방법은 크게 2가지가 있습니다. 첫번째는 장기투자입니다. 수십년 동안 투자한다면 짧은 기간동안의 변동성으로 인한 폭락은 인지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장기투자가 가능한 국가와 주식 종목은 그리 많지 않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두번째는 변동성이 서로 다른 자산에 투자하는 것입니다. 이게 자산배분입니다. 변동성이 서로 상쇄될 수 있다면 단기적으로도 성장할 수 있다는 거죠.

사실 저는 미국 투자자들(워렌 버핏, 찰리 멍거, 벤저민 그레이엄, 필립 피셔, 제시 리버모어 등)에 대해 투자서적은 읽으며 투자철학에 감탄했으나, 제가 실질적으로 투자하는 데에는 크게 기여하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이분들은 자산배분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다. 주식과 현금만으로 승부를 보는 분들이죠. 좋은 주식을 선택하는 철학을 알려주셨지만, 한국에서는 잘 통하지 않습니다. 과거에는 잘 나가던 한국의 가치투자펀드들이 왜 수익률이 저조한지 아시나요? 시장이 이미 그 가치를 충분히 가격에 반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처럼 좋은 주식을 싼 가격을 매수한다는 건, 요즘처럼 대형 악재가 발생했을 때뿐입니다. 그리고 내재가치가 아무리 뛰어나도 영업이익이 유지되거나 줄어드는 회사들은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합니다. 한국 고배당주들이 대다수 이런 상황이죠. 마지막으로 워렌버핏이 좋은 종목을 골라 투자하는 것과 달리 저같은 일반인은 종목을 고를 필요가 없습니다. 버핏과 존 보글이 말한 것처럼 인덱스를 사거나, 시가총액이 큰 우량주로만 투자해도 충분합니다. 한국의 중소형주도 단기적인 수익률은 이런 우량주보다 월등하지만, 보유하면서 투자하기에는 주기적으로 침체되는 산업 사이클로 인해 불가합니다. 시장 독점력이 있는 우량주만이 우리가 투자하기 좋은 주식이라고 생각하며 어떤 주식을 선택할까보다 중요한 것이 자산배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식과 채권, 원자재에 어떤 비중으로 투자해야 하는지, 주식은 미국, 선진국, 신흥국에 어떻게 투자해야 하는지, 채권의 총 듀레이션은 경제상황에 따라 어떻게 조절해야 하는지, 원자재는 언제 비중을 늘려야 하는지 등을 고민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자산배분을 강조하는 레이 달리오와 달리 주식만 고집하는 워렌 버핏의 투자관에 대해 고민해보았습니다.

레이 달리오는 어떤 경제상황이 오더라도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줄이고 수익성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관점으로 투자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채권과 금을 포트폴리오에 반영하죠. 반면에 워린 버핏은 주식을 채권으로 생각하고 투자합니다. 그래서 채권을 매수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무슨 뚱딴지냐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을 텐데, 버핏은 배당수익률과 ROE를 통해 주식을 채권적 가치로 따져보고 매수한다는 사실은 일찍이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버핏은 경기가 점점 고점에 다다르면 주식의 채권적 가치가 떨어진다고 보고 현금보유를 늘리고 주식을 서서히 줄입니다. 워렌 버핏이 주식을 보유하라고 이야기하는 글을 많이 보셨겠지만 사실이 아닙니다. 그는 70년 동안 투자해오면서 금융위기를 겪기 전에는 항상 주식보유량을 미리 줄여놨습니다. 다 팔지는 않기 때문에 보유한다고 말하는 것뿐입니다. 그리고 주식이 폭락해서 배당수익률이 증가하면 공격적으로 매수하여 지분을 증가시켜 왔습니다. 그가 채권보다 주식을 좋아하는 이유는 채권의 쿠폰수익은 일정하지만, 주식의 배당금은 매년 증가하기 때문에 일정 기간이 지나면 배당수익이 시세차익보다 커지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버핏이 코카콜라를 매수한 후 받은 배당금이 코카콜라 지분금액보다 많다고 합니다. 처음 산 가격만큼 매년 배당을 받는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게다가 10년마다 주식이 폭락해서 싸게 M&A를 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을까요. 수백조원을 굴리는 입장에서는 당연한 결과라고 봅니다. 이런 그에게는 채권은 낭비일 뿐인 겁니다.

하지만 우리는 다릅니다. 주식을 보유하다가 폭락하면 회복되는 동안 기다리면, 다른 곳에 투자할 기회를 날립니다. 개인투자자에게는 무한한 시간이라는 장점이 있다는 이야기 많이 들으셨을텐데,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존버? 옳지 않습니다. 버핏은 존버를 외치며 장기투자를 합니다. 버핏은 어짜피 매년 수천억원의 배당금이 들어오기 때문에 저처럼 자산가격이 떨어졌다고 걱정하지 않고, 10년후를 보고 투자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일반인들은 장기투자가 가능할까요? 매달 생활비만 쓰는 게 아니라, 전세금은 계속 오르고 애들은 커서 교육비 지출도 늘고 돈 쓸 일밖에 없습니다. 장기투자 하고싶어도 갑자기 빼서 써야 할 일이 생기는 것이 일반 개인투자자들의 모습이죠.

그래서 저는 변동성이 작은 시기에는 주식 비중을 늘리고, 변동성이 커진 시기에는 주식 비중을 줄이는 동적 자산배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천영록님의 유튜브 동영상(시장이 하락할 때 수익이 더 좋은 자산이 있다)을 보고 올배듀 전략에 대해 확신하고 있습니다. 다만 올배듀 전략을 업그레이드하여, 기존보다 더 동적인 자산분배를 하고자 과거 데이터를 따져보고 있습니다.

전세계는 코로나로 인해 패닉과 공포로 잠식되어 있습니다. 참 어려운 시기이지만, 효과적인 자산배분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합니다. 제가 주식 전량매도하고 채권으로 매수했을 때(2.25~2.26), 따라오신 분은 EDV에서 11% 정도 수익이실 겁니다. 주식은 10% 가량 하락했고요. 지금은 반등시점이 아니지만, 지금 EDV를 팔고 주식을 사시면 올웨더로 존버하신 분보다 주식을 15% 이상 더 보유하게 됩니다. 이게 동적 자산배분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은 저점이 아니기 때문에 더 기다렸다가 저점에서 더 큰 이익을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MMT이론을 바탕으로 미국이 양적완화를 재개하고 금리를 인하해도 시장의 공포를 이기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코로나 사태의 통화정책에 대한 레이 달리오의 글을 검색해서 읽어보시면 좋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적겠습니다. 자산배분에 대한 공부는 시중에 많은 책이 있으나, 저는 김성일님(마법의 돈굴리기 저자)이 번역하고 홍춘욱님과 신진오님이 추천하신 "현명한 자산배분 투자자" 를 권하고 싶습니다. 투자경력이 되신 분들은 읽어보시면 너무 당연한 이야기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자산배분에 대해 처음 접하는 분들은 큰 충격을 받으실 만큼 좋은 책입니다.

감사합니다.